다저스 1년차 오타니는 상복 터졌는데...뷸러는 데뷔 8년 만에 친정팀서 버림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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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니 쇼헤이, 3번째 ‘AP 올해의 남자 선수’ 뽑혀
‘부활 의문표’ 워커 뷸러는 보스턴과 1년 단기 계약

LA 다저스의 2024 월드시리즈 우승 등 올해 ‘가을 야구’를 빛냈던 두 서른 살 동갑내기의 희비가 엇갈렸다.
오타니 쇼헤이는 올해도 연말 상복(賞福)이 터졌다. 2024시즌에 투수는 휴업하고 타자로만 뛰었음에도 AP통신이 선정하는 ‘올해의 남자 선수’로 2년 연속 뽑혔다. 하지만 재기의 신호탄을 쏘는 듯했던 투수 워커 뷸러는 2017년 데뷔부터 몸담았던 다저스에서 사실상 버림받았다.
오타니는 AP가 24일 발표한 회원사 투표 결과 74표 중 48표를 얻어 1위를 했다. 2024 파리올림픽 수영 4관왕 레옹 마르샹(프랑스·10표), 올해 마스터스 우승을 비롯해 PGA(미 프로골프) 투어 7승과 올림픽 금메달을 일군 스코티 셰플러(미국·9표) 등을 제쳤다.

오타니는 LA 에인절스 시절인 2021년과 2023년에 이어 통산 세 번째로 이 상을 받았다. 역대 남자 선수 중에선 타이거 우즈(골프), 르브론 제임스(농구), 랜스 암스트롱(사이클)이 4회로 공동 최다 수상을 했다. 마이클 조던(농구)과 3회로 어깨를 나란히 한 오타니는 “조던과 우즈가 어떻게 성공해 나갔는지 어려서부터 일본에서 지켜봤다”면서 “열심히 노력한 결과가 나왔다. 내년에도 이 상을 타고 싶다”고 말했다.
오타니는 2024시즌에 메이저리그 사상 첫 50-50(54홈런·59도루)을 달성하며 내셔널리그 MVP(최우수선수)에 선정됐다. 2021년·2023년 아메리칸리그 MVP에 이어 통산 세 번째 영예를 안았다. 모두 만장일치(미국야구기자협회 투표)였다.오타니는 에인절스에서 6년을 뛰고 올해 다저스 유니폼을 입자마자 처음 포스트시즌에 나가 홈런 3개, 타점 10개(16경기)로 활약했다. 뉴욕 양키스와 벌인 월드시리즈 2차전에서 도루를 하다 어깨를 다쳤는데도 포기하지 않고 우승 순간까지 동료 선수들과 함께 뛰었다. 작년 팔꿈치 수술에서 회복한 그는 내년에 다시 타자와 투수를 겸업할 예정이다.
오타니가 다저스에 오자마자 팀의 기둥으로 자리 잡은 반면, 차세대 에이스로 기대를 모았던 워커 뷸러는 팀을 떠난다. MLB 닷컴은 뷸러가 보스턴 레드삭스와 내년에 2150만달러(약 312억원)를 받는 조건으로 사인했다고 24일 전했다. 802만달러였던 올해 연봉보다는 2.7배가량 올랐지만 배경을 들여다보면 ‘대박’과는 거리가 있다.
2021년에 16승(4패·평균자책점 2.47)을 거뒀던 그는 2022년 6승을 끝으로 팔꿈치 인대 재건 수술을 했고, 2023년은 통째로 날렸다. 올해 5월에 복귀하고 나서도 1승6패(16경기·평균자책점 5.38)에 그쳤다.
지난 월드시리즈에선 제 몫을 해냈다. 뷸러는 3차전 선발승(5이닝 무실점)에 이어 5차전엔 9회 마무리 투수로 나와 우승을 결정짓는 세이브를 따냈다. 하지만 부상에서 부활했다는 믿음을 주기엔 부족했다. 다저스는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서 뛰던 좌완 투수 블레이크 스넬을 5년 총액 1억8200만달러(약 2644억원)에 잡았다.
뷸러는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고도 다저스와 다년 계약을 맺지 못하고 새 둥지를 찾아야 했다. 2150만달러는 올해 메이저리그 연봉 상위 125명의 평균액에 해당한다. ‘FA 재수’를 감수할 수밖에 없었던 뷸러는 2025시즌에 확실히 살아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